영화 <원 데이>는 20년 동안 반복된 하루라는 독특한 스토리로 애잔한 러브 스토리를 보여준다. <원 데이>는 ‘엠마’와 ‘덱스터’의 첫 번째 원 데이 1988년 7월 15일부터 시작되는데, 그날은 이 둘의 대학교 졸업식 날이다.
7월 15일은 '성 스위틴 데이'라고 불리는 전설 속 원 데이인데, ‘그날 비가 내리면 40일 내내 비가 내리고, 반대로 맑다면 40일 동안 아름다운 날씨가 이어진다’고 하는 영국의 전설 속 ‘원 데이’이다.
영화 속에서는 1988년부터 2011년까지의 무려 스무 해 동안 바로 그 전설 속의 7월 15일 만을 보여주며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변화하는 인물들의 모습과 더불어 매번 사랑과 우정 앞에서 엇갈리며 삐걱대는 두 사람의 소중한 순간들을 더욱 애절하게 그려낸다.
“내일이 어떻게 되든 오늘은 잘 보내자고”
“Whatever happens tomorrow, we've had today”
현실의 벽에 부딪혀 곧장 이룰 수 없는 작가의 꿈을 놓지 않는 ‘엠마’와 그저 말 그대로 세상을 즐기며 살고 싶은 '덱스터',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사람의 첫 번째 만남은 1988년 7월 15일 대학교 졸업식 날이었다.
이 두 사람이 사랑과 우정 사이를 맴돌며 함께 만들어낸 스무 번의 특별한 하루, 매번 이번이 끝이 아닌 또다시 시작될 그날은 두 사람의 기념일과 같은 날이다.
1988년 7월 15일 이후 둘도 없는 친구가 된 ‘엠마’와 ‘덱스터’가 스무 번의 특별한 하루를 보여주는 이 영화에서 관객들의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면, 그건 바로 2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동안 변화하는 ‘엠마’와 ‘덱스터’의 스타일 변화다.
앤 해서웨이의 경우 촌스러운 안경과 청자켓, 플로럴 스커트 등 80년대의 패션부터 매혹적인 치파오 패션도 완벽하게 소화하고, 거기에 더 나아가서 숏커트에 오프 숄더 원피스의 세련된 모습까지 보여준다.
점점 더 세련되고 다양한 패션을 통해 공부밖에 모르던 순수하고도 조금은 촌스러운 ‘엠마’에서 교사와 작가라는 꿈을 차례로 이루어 나가는 당차고도 세련되는 ‘엠마’의 발전된 상황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.
한편 짐 스터게스는 185cm 장신답게 모든 의상들을 멋스럽게 소화해내며 그만의 부드러운 매력을 더하고 있는데, 앤 해서웨이와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초췌한 외모에 수수한 차림으로 변해가는 게 두 사람의 대조적인 모습이다.
런던과 파리, 에든버러 등 유럽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50곳이 넘는 장소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으로 빼어난 경관을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 관객들에게 시쳇말로 눈호강을 선사해 준다. 그러한 아름다운 배경은 <원 데이> 속 ‘엠마’와 ‘덱스터’ 커플의 사랑을 더욱 아름답고 그림 같은 모습으로 담아낸다.
특히 대학 졸업식 다음날 아침 ‘엠마’와 ‘덱스터’가 함께 언덕에 올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최고로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을 수 있는데,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위해 배우들은 물론 제작진들의 땀 흘린 노력이 그 아름답고 빛나는 장면을 통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라 생각된다.
이 영화에서 ‘엠마’와 ‘덱스터’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보여주는 영어 대사가 있는데,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이다.
I used to hate you.
Because, she lit up with you.
Just in a way that she never would with me.
나는 네가 정말 싫었어
왜냐면 그녀는 너랑 있을 때 가장 빛났거든
나랑 있을 때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
It used to make me so angry
becasue I didn't think that you deserved her.
그런 점이 날 더 화나게 했어
왜냐면 그녀는 너에게 너무 과분한 존재였거든
She made you decent.
And then in return, you made her so happy.
그녀는 너를 훌륭하게 만들어줬고
너는 그녀를 웃게 만들어줬지
I will always be grateful to you for that.
그 점은 내가 항상 감사하게 생각할 거야
오늘도 '평점 높고 재밌는 영화' 한편을 소개해 드렸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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